울릉도에서 나오기 전날 밤, 아내와 도동 소공원쪽에 있던 실내 포장마차에 들렸다.
입구에 수많은 모묙이 수십개가 놓여있던 작은 가게였다.
가게에 들어서서 메뉴판을 기다리며 멀뚱멀뚱 앉아있으니 잠시 후 가게 주인이 나와서
" 입구에 있는 입간판메뉴판이 다인데 산채전도 안되고 파전도 안되고 더덕전도 안되고
지금되는건 성게전하고 오징어전이 답니다 " 하고 쌩 가버렸다.
아내와 그냥 다른데로 옮길까 하다 성게전과 호박막걸리를 주문했다.
시원한 호박막걸리와 성게전을 툭하고 테이블에 내려놓으면서
" 크게부쳐주려고 하다보니 너무커져서 뒤짚느라 혼났네~ " 라고 혼잣말을 하고 사라졌다.
성게전을 보니 웃음이 났다. 내 생에 이렇게 큰 전은 처음이었다.
저녁을 이미 먹고나서 간단하게 막걸리나 한잔하러 들린 곳이였는데
하나도 비리지않고 담백한 성게전에 푹빠져서 아내와 한참을 말없이 먹기만 했다.
호박막걸리도 직접 가게주인이 담근건지 너무 달지 않고 구수했다.
투박하지만 인정이 가득했던 울릉도,
마지막날 밤 먹었던 성게전이 벌써부터 너무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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